문화의 퇴보는 생물학적인가, 이념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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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5-07-21 21:43 조회568회 댓글1건본문
문화의 퇴보는 생물학적인가, 이념적인가?
Jeffery L. Degner, 2025. 05. 24. (이종선 옮김)
문화적 쇠퇴의 과정은 출산 장려 운동(pronatalist movement)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중심 관심사이다. 이 현상이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로빈 핸슨(Robin Hanson)이 최근 네이털콘(NatalCon)에서 제기한 바 있다. 그는 출산율 감소에 기여한 문화적 요소를 찾고자 하며, 이러한 감소가 결국 자기 파괴적인 삶의 방식으로 이어질 것이라 주장한다. 반면, 그는 과거의 긍정적인 문화 발전 사례들을 들며, 그것이야말로 “문화는 인류의 초능력”이라는 증거라고 말한다. 그의 관점에서 이러한 능력은 자연선택의 결과이며, 인간은 문화적 진화를 이루었고, 이제는 어쩌면 문화적 퇴보의 길로 접어든 것일지도 모른다.
핸슨이 제시한 또 다른 주장은, 문화 진화의 한 가지 원동력이 지위(status) 인식의 중요성이라는 것이다. 인간은 높은 지위를 가진 사람들의 행동을 모방하는 경향이 있으며, 핸슨은 오늘날 가장 강력한 지위 지표 중 하나로 교육 수준을 꼽는다. 특히 결혼 형성과 관련해 그는 중요한 통찰을 제시한다. 실제로 다른 학자들도 지적했듯이, 현대 서구 사회에서 배우자 선택의 주요 기준 중 하나가 바로 교육 수준이다. 찰스 머레이(Charles Murray)는 20세기 중반 이후로 이 기준이 매우 중요한 매개 변수임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핸슨은 이러한 기준이 인구 증가를 중시하는 관점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과거에는 부(wealth)가 결혼에서 중요한 지위 지표였으며, 그의 견해에 따르면 이것 또한 출산율 저하를 초래했다. 마찬가지로 교육이 지위의 지표로 작용하면서 같은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이런 선택 메커니즘이 전반적인 출산율 감소로 이어진다면, 이는 결국 문화적 쇠퇴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다만 핸슨은 문화적 쇠퇴를 명확히 정의하진 않는다).
그는 또한 미시 문화(micro culture)와 거시 문화(macro culture)를 구분하는데, 전자는 소규모 농민 집단에 해당하고, 후자는 현대 국민국가를 의미한다. 핸슨은 거시 문화가 소규모이고 민첩한 문화보다 퇴화에 더 취약하다고 본다. 그가 보는 현재 서구의 모습은 “엘리트의 글로벌 단일문화”로 요약된다.
여기서 그는 베른트 비디히(Bernd Widdig)가 "대중화"(Vermassung)라고 언급한 과정을 반영한다. 흥미롭게도 비디히는 이 과정을—놀랍게도—인플레이션주의의 결과로 보았다. 그는 이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본래 구별되던 개체들이 점점 더 많은 수로 변화하면서, 각각의 개체가 본래의 가치와 독자성을 잃게 되는 현상." 비디히가 바이마르 공화국의 초인플레이션 시기에 등장한 문화적 태도와 실천을 설명한 글은 다소 난해한 1994년의 논문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이 글은 유감스럽게도 급진적인 젠더 이데올로기로 가득하다. 그러나 이 글의 가치는 한 가지 간단한 관찰에서 나온다. 즉, 인플레이션이 한창인 시기의 중산층에게 구매력과 정체성의 상실은 "사회적 지위에 대한 공격일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성 정체성과 성별 이분법 구조에 대한 공격"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통화 정책은 성별에 따른 노동 분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남성은 여성처럼 되고, 여성은 남성처럼 된다. 이 노동 분업이 줄어들면서, 노동 시장에서 소득 증대를 추구하는 보편적 행태로 인해 남성과 여성의 차별성은 약화된다. 요제프 피퍼(Josef Pieper)는 이러한 현상을 “프롤레타리아화(proletarianization)”라고 불렀다. 성별의 “대중화”가 심화되면, 성 차이에 기반한 짝짓기, 출산, 육아의 결과 역시 사라질 수밖에 없다. 바로 여기서 출산율 위기가 등장한다.
핸슨의 관점으로 돌아가면, 그는 출산율의 위기를 경제적인 문제라기보다 생물학적 반응으로 본다. 더 평화롭고, 건강하며, 부유한 삶의 조건이 생식 압력을 줄였다고 그는 주장한다. 생물학적 위협이 줄어들면서 (녹색 종말론자들의 주장과는 반대로) 출산은 긴급하지 않은 문제가 되었고, 아이를 낳는 숫자도 줄었다는 것이다.
핸슨에 따르면, 이러한 현대 세계의 변화된 생물학적 압력은 인간의 본성과 문화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는 인류가 이제 “채집인 문화”로 퇴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문화에서는 더 많은 성적 문란, 여행, 민주주의, 나태함, 퇴폐, 근시안적 사고가 존재하며, 동시에 종교, 출산, 노예제, 전쟁은 줄어든다. 그 이유는 “선택 압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즉, 그가 설명하는 문화적 타락은 종족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가 없어진 것에 대한 생물학적 반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만약 사람이 단순히 물질적 존재라는 핸슨의 세계관을 받아들인다면, 이와 같은 주장은 그럴듯하고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접근과 결론은 테디 루즈벨트(Teddy Roosevelt)의 이른바 “강건한 삶”—즉, "진정한 국가적 위대함"을 위한 “투쟁”의 찬양—을 떠올리게 한다. 요컨대, 전쟁이나 출산 문제 같은 생물학적 위협이 존재한다면, 그 자체로 문제는 해결된다—적어도 살아남은 자들에겐.
하지만 이러한 인류학적 주장은 미제스(Ludwig von Mises)의 방법론적 이원론과는 정면으로 충돌한다. 그는 《인간 행위론(Human Action)》 초반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이성과 경험은 우리에게 두 개의 서로 다른 영역을 보여준다. 하나는 물리적, 화학적, 생리학적 현상의 외부 세계이고, 다른 하나는 사고, 감정, 가치 판단, 목적 있는 행동의 내부 세계이다. 오늘날 우리가 보기에는 이 두 영역을 연결하는 다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미제스의 관점에서, 인간 행동과 그 산물인 문화는 단순한 물질적 과정이 아니라 인간 정신에서 비롯된다.
결국, 문화와 출산율에 대한 퇴행적 경향에 관한 핸슨의 주장은 인류학적 관점에서 거부되어야 한다. 그는 남성과 여성을 사고와 사상이 결여된 단순한 물질적 존재로 인식하기 때문에, 부부간에 나타나는 출산 선택의 다양성을 설명할 수 없다. 오히려 출산율 감소의 원인을 가장 잘 설명해 주는 것은 미제스(Mises)의 인류학과 경제학이다. 실제로 부부들은 자녀의 가치, 삶에서 중요한 경험, 희소성이나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 방식 등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한다. 그러나 중앙은행이 강제하는 법정화폐 인플레이션과 같은 외부적 요인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면, 사람들의 태도는 원래보다 더 단기적이고 획일화된 방식("대중화")으로 흘러가기 쉽다. 분명히 자녀를 양육하는 일은 단기적인 과제가 아니며, 시간의 시험을 견뎌내는 장기적인 문화적 투자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사고방식이 사회 전반에 퍼지게 되면, 문화적 타락은 필연적으로 뒤따르게 된다.
글쓴이) Jeffrey L. Degner
제프리 L. 데그너(Jeffery L. Degner)는 코너스톤 대학교(Cornerstone University)의 경제학 조교수이며, 미제스 연구소(Mises Institute)의 펠로우이다. 그는 프랑스 앙제 대학교(University of Angers)에서 「인플레이션 문화 속의 가족(The Family in the Inflation Culture)」이라는 논문으로 경제학 박사 학위(Ph.D. in Economic Science)를 받았다. 또한 그는 웨스턴 미시간 대학교(Western Michigan University)에서 응용경제학 석사 학위(M.A. in Applied Economics)를 취득했으며, 학부에서는 경제학과 역사학을 전공했다.
출처) https://mises.org/mises-wire/culture-degeneration-biological-or-ideological
옮긴이) 이종선 (인제대학교 명예교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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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도헌님의 댓글
김도헌 작성일
화폐와 출산율.
1.농업 국가일때는 화폐가 가치가 높았다.
2.그래서 한명이라도 더 낳아서 생산성을 농업경제에서 끌어올리려고 했다.
3.그러나 산업 사회에서는 화폐가치가 하락했다.
4.왜냐하면 정부가 더 많은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서 돈을찍어냈기 때문이다.
5.농업경제에서 한 아이를 키우는 일은 가격이 값쌌다.
6.그러나 산업 사회에서는 한 아이를 키우는 일은 가격이 더 비싸졌다.
7.그 이유는 경제를 활성화 시킨다는 이유로 화폐 가치를 하락하는 일이 빈번해졌기 때문이다.
8.아이를 적게 낳아서 키우려는 것도 현대 사회에서는 비용이 비싸기 때문이다.
9.왜 결혼하시지 않냐?고 고 고든 털럭 교수님께 여쭈어보았을때 그의 대답은 Costly하다.고 답변하셨다.
10.그만큼 화폐의 가치가 하락했고 생활비는 오르고 물가가 더욱 더 치솟고 있다.
11.아이를 낳고 기르는 비용을 줄이는 일은 화폐 기치를 더욱 더 높이고 구매력을 높게 유지할수록 더 많은 아이를 낳고 기를 것이고 반대로 화폐의 가치를 낮출수록 아이를 낳고 기르는 비용이 비싸서 결혼도 덜하고 아이도 적게 낳아 기를 것이다.
12.모든 것이 비용이 비싸면 덜 구매하고 적게 행동하며 비용이 싸면 더 구매하고 더 많이 행동할것이다.
김도헌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