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의 비가시성 악용
페이지 정보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5-08-26 05:54 조회1,273회 댓글2건본문
도덕의 비가시성 악용
Jimmy Alfonso Licon, 2025. 06. 20. (이민창 옮김)
국가적 재난이 발생하면 (비록 그것이 대통령의 인식 속에서만 존재하더라도) 종종 국가 전체의 논의의 초점이 ‘바가지요금(price gouging)’ 문제(재난이나 비상사태가 선포된 시점에, 배터리·생수·의약품 등 필수 재화의 가격을 평소보다 지나치게 올리는 것으로서 부당하거나 착취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행위)로 바뀌기도 한다. 이 글에서 악용(exploitation)은 대략적으로 다른 사람을 부당하게 이용하여 자신의 이득을 취하는 것으로 정의되며, 여기서 “부당하게(unfair)”라는 단어가 강조된다. 이처럼 높은 가격이 곧 착취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는 도덕적 신념은 종종 취약 계층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바가지요금을 금지하는 법률을 제정하는 동기가 된다. 이런 신념은 일부 도덕 철학자들에 의해 그런 관행이 금지되거나 축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근거로도 인용된다. 마이클 샌델(Michael Sandel) 역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탐욕은 악덕이며, 특히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게 만들 때 더욱 그렇다. 이는 단순한 개인적인 악덕을 넘어 시민적 미덕과도 상반된다. 어려울 때 좋은 사회는 함께 힘을 모은다. 사람들은 최대한의 이득을 추구하기보다는 서로를 보살핀다. 위기 상황에서 금전적 이득을 위해 이웃을 착취하는 사회는 좋은 사회가 아니다. 따라서 과도한 탐욕은 좋은 사회가 가능하다면 마땅히 억제해야 할 악덕이다. 바가지요금금지법이 탐욕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 가장 노골적인 표현을 억제하고 사회가 탐욕을 용인하지 않음을 알릴 수 있다. 탐욕스러운 행동을 보상하는 대신 처벌함으로써, 사회는 공동선을 위한 희생이라는 시민적 미덕을 긍정하는 것이다.”
샌델의 주장은 바가지요금을 허용하는 사회는 시민적 미덕을 경시하며, 따라서 착취를 완화하기 위한 법적 조치를 취할 의지가 없다는 신호를 보낸다는 것이다. 이는 그의 관점에서 사회가 이를 묵인하는 것과 다름없다. 그는 바가지요금금지법이 착취에 법적 대가를 부과함으로써 그러한 착취를 완화할 것이라고 믿는다. 만약 바가지요금을 합법으로 남겨둔다면, 기업들은 절박한 소비자들에게 터무니없는 요금을 자유롭게 부과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설령 바가지요금이 실제로 착취적이라고 할지라도 이 반대 의견에 몇 가지 잘못된 가정이 깔려 있다는 점이다.
첫째로, 샌델은 바가지요금금지법이 착취를 방지하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가정한다. 다시 말해, 이 법률은 정부로 하여금 일정 수준 이상의 바가지요금을 억제하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그 결과 착취가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어느 정도 완화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결국 사회 전반의 착취 수준이 순감소하게 된다는 논리다.
하지만 이러한 관점은 사람들이 바가지요금에 참여하고 싶어 하는 유인을 간과하고 있다. 바가지요금금지법은 수요 증가에 따라 가격을 올리도록 하는 대신에 기업이 고정된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하도록 강제함으로써, 초기 소비자들이 상품을 대량 구매한 뒤, 암시장에서 더 비싸게 재판매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샌델의 기준에 따르더라도 또 다른 형태의 착취를 초래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생필품을 법적으로 정해진 낮은 가격에 구매하여 더 비싼 가격에 되파는 일을 수익성 있는 것으로 만들어 인위적 희소성 조장을 부추긴다.
마이클 샌델은 암시장 운영자들을 체포하여 그런 행위를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기껏해야 부분적인 해결책에 불과하다. 경찰은 평시에도 인력이 부족하며, 비상사태나 재난 시에는 더욱 그렇다. 일부 암시장이 폐쇄되더라도, 가격 통제와 높은 수요의 결합으로 인해 착취가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옮겨갈 뿐이다. 가격 통제의 대안인 쿼터제 또한 비슷한 문제에 직면한다. 쿼터제는 조작될 수 있으며, 쿼텨제 운영에는 시간과 집행 자원이 필요하다. 이와는 다르게 가격 상승은 자연스럽게 사재기를 줄일 수 있다.
두 번째로, 샌델은 가격 통제를 통해 착취를 완화하는 방식이 더 심각한 다른 문제를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가정한다. 그러나 바가지요금금지법은 정상적인 시장 기능을 왜곡한다—특히 수요와 공급에 대한 정보를 생성하고 전달하는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시장의 핵심 역할 중 하나는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가격 신호를 통합하는 것이다. 비상사태나 재난 시 급격한 가격 상승을 금지함으로써 이 과정을 왜곡하게 되면 시장 효율성이 약화된다. 반면, 시장을 방해하지 않고 내버려 두면 변화하는 상황에 빠르게 적응하는 데 훨씬 뛰어난 성과를 보인다.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는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이 출간된 지 200년이 지난 지금조차도, 현재까지 일군 시장의 위대한 업적이 제대로 이해되지 않고 있다. 시장은 많은 분야에서 분업이 가능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누구도 그 전체를 완전히 알 수도 없고 알려지지도 않은 수많은 특별한 개별적 사실이나 사건에 대해 지속적으로 경제적 효과를 미친다.”
시장은 지역 정보를 생성하고 활용함으로써 변화에 적응한다—그리고 가격은 그중 가장 중요한 신호 중 하나이다. 가격을 인위적으로 억제하면 단기적으로는 일부 소비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인 비용이 수반된다. 가격이 조정되도록 허용하면 적어도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점이 있다:
절약: 가격이 올라가면 소비자는 희소한 자원을 아껴 쓴다.
생산: 가격이 올라가면 생산자는 부족한 재화를 더 많이 공급하려는 유인을 갖는다.
대체: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와 생산자는 적절한 대체재를 찾는다(예: 나무, 석탄 또는 가스로 대체).
가격 통제는 일부 소비자에게는 즉각적인 혜택을 줄 수 있지만, 시장이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능력을 저해할 수 있다—그 결과로 물자 부족, 암시장, 비효율성을 초래한다. 위기 상황에서 가격 상승의 폐해는 쉽게 잘 보인다. 잘 보이지 않는 것은 가격 신호를 억제함으로써 발생하는 해악이다. 이 해악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퍼져나간다. 프레데리크 바스티아는 이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하나의 행위, 습관, 제도, 법률이 단 하나의 효과만을 낳는 것이 아니라 일련의 다양한 효과들을 만든다. 이 효과들 중에서 최초 효과만이 그 원인과 동시에 발생하고 즉각적으로 눈에 보인다. 다른 효과들은 이 효과들이 발생한 후에만 나타나며, 우리는 그것들을 보지 못한다. 만약 그런 효과들을 우리가 미리 예측할 수 있다면 우리는 운이 좋은 것이다.... 따라서 나쁜 경제학자는 미래에 큰 해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소한 현재의 이익을 추구하는 반면, 좋은 경제학자는 다가올 큰 선을 얻기 위해 작은 현재의 악을 감수한다.”
그렇다면 왜 ‘샌델의 간과’를 “도덕의 비가시성(the moral unseen)”이라 부르는 것일까? 마치 경제적 비효율성이 ‘경제의 비가시성(the economic unseen)’에 존재하는 것처럼 선의의 정책이 야기하거나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고통이나 악용 또한 ‘도덕의 비가시성’ 속에 존재할 수 있다. 만약 어떤 한 법률이 막아낸 즉각적인 피해에만 집착하면, 그 법이 새롭게 만들어 내거나 막아내지 못한 해악을 간과하기 쉽다. 위기 상황에서는 긴급성이 신중함을 압도하게 되고, 우리는 단기적인 도덕적 만족을 얻기 위해 장기적인 도덕적 결과를 희생할 위험에 직면한다.
따라서 도덕적 비가시성을 수사적으로 악용하는 주장이나 정책은 지양하는 편이 낫다. 규제된 시장에서 암시장으로 착취와 악용을 옮겨 놓은 법률은 결국 장기적인 것을 단기적인 것으로 희생하는 결과를 낳는다.
글쓴이) Jimmy Alfonso Licon
지미 알폰소 리콘은 애리조나 주립대학교 철학 강의 조교수이다. 그는 윤리학, 인식론, 그리고 정치 경제학 쟁점들에 관해 연구한다. 가르치거나 글을 쓰지 않을 때는, 지미는 컨트리 뮤직과 클래식 록, 코미디, 공포 영화, 그리고 투기(鬪技)를 즐긴다.
출처) https://mises.org/mises-wire/exploiting-moral-unseen
옮긴이) 이민창(조선대 행정복지학부 교수)
미제스에세이와 각종 안내를 정기적으로 받고자 하시는 분은 메일링서비스를 신청해주세요.
댓글목록
ooo님의 댓글
ooo 작성일잘 읽었습니다.
김도헌님의 댓글
김도헌 작성일
가격 통제는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
1.가격 통제는 원래의 목적을 달성할수 없다.
2.가난한 가정의 아이들도 우유를 먹을수 있게 하겠다는 로베스 피에르의 목적은 가격 통제를 통해서 달성되지 못했다.
3.가난한 가정의 아이들이 우유를 원하는 만큼 먹게 해주기 위해서 로베스 피에르는 가격을 시장 가격보다 낮추었다.
4.시장 가격보다 싸게 가격이 책정되면 아무리 가난한 가정의 아이들이라도 우유를 실컷 먹을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5.그러나 시장가격보다 값싼 우유의 생산은 우유를 키우는 젖소 농장들에게 이익대신에 손해를 주었다.
6.그래서 우유를 생산하는 대신에 젖소를 도축해서 고기로 팔았다.
7.우유생산은 줄어들고 부유한 사람도 우유를 마시기 힘들어졌다.
8.이를 본 로베스 피에르는 왜 우유가 생산되지 않는가?라고 낙농업자들에게 물어보니 사료값이 비싸서 소를 키우고 우유를 짜내도 돈이 안된다는 것이었다.
9.사료도 시장가격보다 가격을 낮추니 사료생산업자들이 사료생산을 줄이고 건초 대신에 곡물을 심었다.
10.이번에는 우유도 모자라고 사료인 건초도 모자라고 해서 우유는 더 이상 부유한 가정의 아이들도 구경하기 힘들어졌다.
11.아무리 좋은 의도로 가격을 통제해서 원하는 결과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오니 이 얼마나 애처롭고 안타까운 일인가?
12.가격을 통제하는 것은 처음 의도했던 결과를 가져오지 옷했다.
13.로베스 피에르는 단두대로 끌려갔고 사람들은 <저 더러운 최고 가격Maximum이 끌려간다.>고 아유했다.
14.로베스 피에르는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고 처음에 좋았던 의도는 뜻하는 바대로 결실을 거두지 못했다.
15.최저 가격제도 최고 가격제와 그 반대로 생각하면 된다.
16.가격 통제로 뜻하는 바대로 이룰수 없음은 역사가 기록하고 있다.
김도헌 올림.


